전체 글85 글로벌 수요 둔화 속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의 시급성(저성장 시대에 ‘수량 확대’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한국 경제는 더 이상 예전처럼 ‘많이 팔면 해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글로벌 수요는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고, 국제 규제는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오늘은 물량이 아니라 가치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의 시급성과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글로벌 수요의 구조적 둔화,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경제는 ‘팽창’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중국의 WTO 가입, 유럽연합의 확대, 신흥국의 성장 등으로 인해 글로벌 수요는 연평균 4~5%씩 성장하며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들에게 황금기를 선사했다. 특히 대량 생산·저가 수출 전략은 단순하고도 확실한 성공 공식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이 기조는 점차 변화의 조짐을 보였고, 2020년 이후 .. 2025. 5. 13. 탈세계화와 리쇼어링이 한국 경제에 주는 신호(공급망 재편과 한국 제조업의 위상 재정립 가능성) 199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급속도로 연결되어 왔다. 값싼 노동력, 효율적인 생산과 조달,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글로벌 공급망을 촘촘히 엮어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화의 끝’ 또는 ‘슬로우벌라이제이션’이라는 신호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늘은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에 거세게 일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탈세계화와 리쇼어링의 현황과 한국 제조업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탈세계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이제는 글로벌 대기업들조차 효율성보다 안정성과 자국 중심의 전략을 우선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리쇼어링’(Reshoring)이다. 이는 해외에 나가 있던 생산시설을 자국 혹은 인.. 2025. 5. 12. 한국의 산업정책은 여전히 유효한가? - 반도체 중심 전략의 리스크와 탈중앙집중 산업 정책의 필요성 반도체에 '올인'한 산업정책, 과연 전략인가?한국의 산업정책은 오랜 기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구해왔다. 특히 지난 20년간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책적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국가 주도의 R&D,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등이 결합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다. 하지만 그 성공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메모리 가격의 급변동,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도체 산업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한국 경제의 과도한 편중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2023년 사이 한국 전체 수출 감소분의 70% 이상이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했다. GDP, 고용, 투자, 무역수지 등 핵심 경제지표가 반도체 단일 품목에 지나치게 연동돼.. 2025. 5. 12. 수출 의존도 높은 경제의 함정(수출이 좋을수록 내수는 왜 약화되는가)? 한국 경제는 분명히 수출로 강해졌다. 그러나 그 ‘강함’이 내수의 ‘약함’ 위에 세워져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구조가 아니다.'수출 호황 = 경제 호황'이라는 공식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체감 경기와 중산층 안정성, 자영업 생존율, 청년 일자리 지표 등은 수출 실적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에는 왜 과거와 달리,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체감 경기는 좋아지지 않는지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수출 의존 경제의 명과 암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형’ 모델로 성장해왔다. 실제로 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23년 기준 약 44%에 달하며, 이는 G7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제조업 중심 수출 품목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며 ‘무역 강국’으로 자리매김했.. 2025. 5. 12.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가 한국 제조업에 끼치는 구조적 위기 한때 '빨리빨리 문화' 로 상징되던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중국은 이제 '더 빠르면서도 더 싸고, 점점 더 정교한' 제조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이번에는 디스플레이, 배터리,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중국의 추격과 한국의 대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술 초격차의 붕괴: 더 이상 '따라올 수 없는' 거리는 없다 한때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기술 초격차’에 기반하고 있었다. "따라오려면 5년은 걸릴 것"이라던 기술 격차는, 이제 1~2년 이내로 좁혀졌거나 이미 따라잡힌 분야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LCD·OLED 시장을 양분하며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중국의 .. 2025. 5. 11. K-수출의 황금기는 끝났는가?– 반도체, 자동차, 조선 중심 산업의 정체 요인을 분석하며 '역대급 수출' 뒤에 감춰진 착시2022년,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6,8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이 이끌어낸 성과였다. 그러나 이 수치는 고물가·고환율·기저효과라는 외부 환경의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구조적 성장이라기보다는 일시적 반등에 가까웠다. 실제로 2023년 이후부터는 그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데, 반도체 수출은 연초부터 30% 이상 급감했고, 자동차 역시 글로벌 수요 둔화와 친환경차 전환 부담 속에 성장세가 꺾였다. 조선은 수주량이 늘었지만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느리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인 경기순환 요인을 넘어, 한국 수출 구조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조짐일 수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2025. 5. 11. 이전 1 ···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