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단대디입니다. 6월 11일에 공정위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승인했습니다. 2023년 양사가 MOU를 체결한 지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입니다. 물론 조건부 승인이고, KT의 동의가 남아 있지만, 이제 로컬 업체간 경쟁보다는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K-OTT 플랫폼의 서막이 열린 것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공정위의 합병 승인 내용과 넷플릭스 대응과 국내 OTT 시장 경쟁 구도 영향, 관련 종목 투자 전망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 배경과 공정위 승인 주요 내용
티빙과 웨이브는 2023년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공식적인 합병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두 플랫폼은 각각 CJ ENM과 SK스퀘어 계열사로, 복잡한 지분 구조와 서로 다른 주주 구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티빙은 2022년 7월 KT시즌을 흡수합병해 기업 가치를 약 1조 9,622억 원으로 평가받았고, 웨이브는 같은 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 1,901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가장 큰 합병 배경은 ‘규모의 경제’ 확보입니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독주하는 가운데, 개별 플랫폼들은 콘텐츠 확보 비용과 마케팅 투자에서 규모의 한계를 드러내 왔습니다. 따라서 파편화된 투자를 통합해 콘텐츠 확보와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단일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이 절실했습니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10일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승인 조건으로 두 플랫폼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현행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며, 통합 서비스 출범 이후 신규 요금제도 유사한 가격·서비스 수준으로 같은 기한까지 유지하도록 의무화됐습니다. 기존 가입자는 통합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계속 이용할 수 있고, 해지 후 1개월 이내 재가입 요청도 허용해야 합니다. 이 같은 승인 조건은 OTT 시장 집중도가 높아짐에 따른 소비자 보호 조치로, 티빙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프로야구 모바일 독점 중계권이 만료되는 시점을 고려해 요금 동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설정했습니다.
넷플릭스와의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은?
첫째,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넷플릭스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에 시장조사업체인 Omdia 발표에 의하면,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넷플릭스는 국내 구독형 온라인 동영상(SVOD) 시장에서 약 31% 점유율을 확보한 있는 반면,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플랫폼은 합산 4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체별로는 티빙(16%), 쿠팡플레이(13%), 웨이브(11%) 입니다. 합병이 완료되면 두 플랫폼의 단순 합산 점유율은 27%로, 여전히 넷플릭스에는 뒤지지만, 합병 이전 개별적으로 경쟁할 때 보다 상당히 대등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콘텐츠 투자 규모에서 양상은 명확히 엇갈립니다.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고, 2023년 한 해에만 국내 매출이 약 9,000억 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전 각각 연간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 왔습니다. 합병 후에는 공동 콘텐츠 제작 규모를 확대하고 라이선스 협상에서 가격 우위를 확보해 투자 대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셋째,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상황도 감안해야 합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전 세계 시청 시간 16억 5,000만 시간을 기록했고, 넷플릭스 비(非)미국 콘텐츠 중 한국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을 이을 히트작 발굴을 위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전역에 투자하는 전략은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한다고 해도 기간에 흉내 내기 어려운 경쟁 우위가 될 것입니다.
넷째, 광고 기반 수익 모델과 평균 가입자 매출(ARPU)에서도 차별화가 뚜렷합니다. Omdia의 집계에 의하면, 티빙은 2024년 3월 도입한 광고 지원형 요금제가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39.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역시 광고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에는 광고형 요금제 요금을 기존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약 27%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요금을 올려도 그만큼 광고 요금제 가입자 확보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즉, 넷플릭스가 가입자 규모도 1위이지만, 광고 사업도 잘하고 있어서, 웨이브와 티빙 합병 법인은 넷플릭스와 가입자 시장과 광고 시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넷플릭스와의 경쟁은 단순한 가입자 수 대결을 넘어, 콘텐츠 투자·수익 모델·글로벌 진출 전략 전반에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합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통합 플랫폼의 실행력과 콘텐츠 포트폴리오, 광고·회원제 요금제 간 밸런스를 면밀히 관찰하며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미디어·콘텐츠 종목 투자 전략 및 시사점
2025년 5월 들어 CJ ENM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 기대감도 호재가 되고 있습니다. 증권과에서도 CJ E&M 목표주가는 최근 증권가에서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반기 미디어 부문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증권사들은 콘텐츠 투자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합병이 미칠 영향을 간단히 풀어보면, 단기적으로는 합병 관련 정책 승인 여부와 통합 작업 로드맵이 주가 변동성의 핵심 변수입니다. 승인 시점 전후로 시장의 기대 심리가 강화될 수 있지만, 합병 비율·지분 재조정 협상이 길어질 경우 단기 조정 리스크도 있습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K-OTT’ 경쟁력 강화가 투자 포인트입니다. 통합 플랫폼의 콘텐츠 라이선스 확보 비용 절감, 자체 제작 콘텐츠 확대, 광고 매체로서의 매출 믹스 개선이 예상되며, 이는 CJ ENM뿐 아니라 주주로 참여한 스튜디오드래곤, SK스퀘어 계열 기업들의 밸류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입니다.
또한, 경쟁사인 넷플릭스·쿠팡 플레이·왓챠 등도 신규 투자와 서비스 차별화를 지속 중이므로, 미디어·콘텐츠 섹터 전반의 경쟁 강도는 높아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합병 후 통합 플랫폼의 ‘실행력’과 ‘수익성 개선 속도’를 면밀히 체크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국내 OTT 생태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합병 승인과 통합 후 실행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디어·콘텐츠 섹터 투자 기회 창출에 긍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