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단대디입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소강세로 접어든 것 같지만, 가자 지구 공습으로 다수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언제든 격화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시기마다 등장하는 것이 바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 현상입니다. 오늘은 중동 분쟁을 계기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안전자산 시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중동 분쟁 이후 안전자산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요?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중동 지역의 분쟁은 세계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원유 수출국이 많은 이 지역에서의 전쟁은 국제 원자재 가격, 에너지 시장, 그리고 안전자산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중에서도 금, 달러, 채권 같은 이른바 ‘3대 안전자산’은 전통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자산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중동 분쟁을 전후로 이들 자산은 어떤 변화를 겪었고, 앞으로의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 안전자산이란 무엇인가요?
먼저 안전자산(safe haven asset)의 개념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안전자산이란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 자산 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자산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는 금, 미국 달러화, 미국 국채가 꼽힙니다.
안전자산은 투자자에게 ‘심리적 보험’ 역할을 합니다. 경제 위기, 전쟁, 인플레이션, 금융 불안 등 다양한 리스크 상황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위험자산은 가격이 급락할 수 있지만, 안전자산은 비교적 안정적이거나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게 됩니다.
이번 중동 분쟁 역시 이러한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 분쟁 전과 후의 흐름 비교
2023년 초부터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점차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서서히 안전자산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이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반응한 자산은 ‘금’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 가격은 전쟁 가능성이 보도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서서히 상승했고, 실제 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달러화는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유럽과 중동의 정세 불안,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 속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채권 역시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으며,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시장이 ‘지속적인 위기’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금·달러·채권, 각 자산별 특징과 최근 흐름은 어떨까요?
이제는 자산별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히 가격이 올랐다는 것보다도, 왜 그 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금: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안전자산
금은 인간이 화폐를 만들기 이전부터 가치를 지닌 물질이었습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때, 금은 실물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발휘합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함께 금값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실질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 늘었고,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투자 전략 팁>
단기적으로 금값이 급등한 이후에는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분할 매수 전략이 유리합니다. 또한 금 ETF나 금 관련 주식(광산업체)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달러: 위기 때마다 찾게 되는 기축통화
미국 달러는 국제 거래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통화이며, 위기 시기에는 '안전자산의 기준'처럼 여겨집니다. 중동 전쟁 발생 이후 유럽 통화(EUR), 신흥국 통화(TRY, EGP 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2024년 들어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상황 덕분에 달러 강세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투자 전략 팁>
달러 환율이 급등한 이후 진입보다는, 환율이 일정 수준 안정화되는 구간에서의 진입이 바람직합니다. 달러 예금, 달러 ETF 또는 외화 자산 직접 보유도 좋은 선택입니다.
● 채권: 금리가 아닌 ‘안정성’이 핵심인 시대
채권, 특히 미국 국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채권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중동 분쟁 이후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고위험 채권에서 자금을 빼서 미국 국채로 옮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채권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방향성이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미국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경우 장기채권 가격은 더 상승할 수 있습니다.
<투자 전략 팁>
2025년 기준으로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장기채 투자에 유리한 시기일 수 있습니다. TLT(장기 미국채 ETF), IEF(중기 미국채 ETF) 등 미국 ETF 상품도 주목할 만합니다.
앞으로의 안전자산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요?
지금까지 중동 분쟁 전후의 안전자산 흐름과 자산별 특징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 분쟁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상수'라는 점입니다. 특히 중동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전략 역시 항상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안전자산은 포트폴리오에 ‘기본값’처럼 배치하는 게 좋습니다
특정 위기 시기에만 단기적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전체 자산 중 일정 비율을 안전자산에 항상 배분해 두는 전략이 더 효과적입니다. 금 10%, 달러 자산 20%, 채권 30% 등으로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식으로 리스크 분산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추면, 예기치 못한 지정학적 사건이나 금융 위기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변동성 활용: 위기 이후의 반등도 눈여겨보세요
재미있는 점은, 안전자산은 위기 상황에서 오르지만, 위기가 완화될 때는 위험자산(주식 등)이 빠르게 반등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안전자산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활용해 자산을 보전한 후, 반등기에 주식 등으로 전환하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유연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중요합니다.
정리해 보면, 중동 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향후 몇 달간 새로운 긴장 요소가 계속해서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안전자산에 묻어두기보다는, 시장 흐름과 금리, 환율, 글로벌 정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 금·달러·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본질과 흐름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투자 전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