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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가?(삼성, 현대 등 브랜드가 글로벌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실질 기여도 분석)

by 단대디 이코노믹스 2025. 5. 13.

K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가?

‘프리미엄 K브랜드’ 전략, 어떻게 형성됐나?

한국은 지난 30여 년 동안 제조 중심 국가에서 브랜드 중심 국가로 변신해왔다. 이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의 인식 속에 ‘한국산(K-Made)’ 자체를 고급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그 대표 주자다. 이번에는 삼성전자와 핸대차를 통해 K브랜드 프리미엄 전략의 성과와 한계, 향후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1. 삼성과 현대의 브랜드 가치 성장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 ‘인터브랜드(Interbran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삼성전자는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 5위권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또한 30위권 내외로 상승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제품 판매량이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신뢰·기술력·품질·혁신성 등 어떤 ‘이미지’로 자리 잡았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2. ‘저가→가성비→프리미엄’으로의 전환

1990년대만 해도 한국 제품은 ‘일본보다 싸고, 품질은 괜찮은’ 수준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 현대의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라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북미, 유럽 시장에서 ‘가성비’ 이상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시점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와 같은 전략은 단순한 광고나 마케팅이 아니라, R&D 투자, 디자인 혁신, 품질 관리, 사용자 경험(UX) 향상 등 전사적 역량의 축적 결과라 할 수 있다.

 

브랜드의 실질 기여도: 성장의 견인차인가, 버팀목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브랜드가 실제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 또는 기업의 수익성에 어떤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을까? 이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브랜드 프리미엄이 만드는 가격 경쟁력의 역전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TV다. 애플보다 낮은 가격대로 진입한 후, 디자인·성능·신뢰성 면에서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가격 포지션이 상승했다. 이제는 프리미엄 모델에서의 이익률이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저가 모델은 시장 점유율 유지에만 기여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단순 가격 인상만이 아니라, 고객 충성도와 이익률을 동반 상승시키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삼성 갤럭시 S 시리즈의 평균 판매 가격(ASP)은 애플 제품과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역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독일 3사(BMW·Benz·Audi)와 경쟁 구도를 만들어냈다. 이는 브랜드가 없다면 불가능한 전략이다.

 

#-2. 무형자산으로서의 브랜드 가치

브랜드는 회계상으로는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약 900억 달러(약 120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이는 제조설비나 부동산 자산보다 더 가치 있는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 투자자 신뢰 형성 및 주가 유지
  • 글로벌 파트너십 협상력 강화
  • 프리미엄 가격 설정을 통한 이익률 극대화
  • 위기 시 소비자 이탈 최소화

즉, 브랜드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매출과 이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전략적 자산이다.

 

#-3. 중소·중견기업과의 격차 문제

문제는 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삼성, 현대 등 소수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이러한 혜택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브랜드 가치 창출은 미비하거나 존재하지 않으며, 글로벌 수출에서도 브랜드 경쟁이 아닌 단가 경쟁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K브랜드 전체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되는 구조임을 시사하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반의 브랜드 분산 전략이 필요함을 뜻한다.

 

브랜드 전략의 지속 가능성과 보완 과제

현재의 K브랜드 프리미엄 전략은 상당 부분 기술 우위와 품질 관리, 마케팅 역량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환경과 소비자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한국 브랜드 전략도 이에 맞는 재조정과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① 브랜드의 문화화: ‘기술’에서 ‘스토리’로
전통적으로 한국 브랜드는 기술력과 품질에 집중했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는 감성, 가치, 문화 코드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애플이 단순한 IT기업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았듯, 한국 브랜드도 기술 기반 위에 감성 자산을 얹는 전략이 필요하다.

  •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과 고객 경험 스토리 강화
  • 삼성의 ESG 활동, 친환경 이미지 내재화
  • 브랜드 콘텐츠(다큐, 스토리 영상 등)로의 확장

② K브랜드의 확산형 모델 구축
삼성·현대 외에도 K-푸드, K-뷰티, K-패션 등 다양한 산업에서 브랜드가 생성되고 있지만, 내러티브와 글로벌 스케일이 부족하다. 중소·중견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의 브랜드 인큐베이팅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 브랜드 디자인, 패키징, 언어현지화 등의 전문가 컨설팅 지원
  •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진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
  • 국가 브랜드(KOREA)와 기업 브랜드의 연계 마케팅

이러한 구조 없이는 일부 대기업 외에는 여전히 OEM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③ 브랜드가 위기 대응 수단이 되려면?
지금은 브랜드가 위기 관리 수단으로 작용하는 시대다. ESG, 탄소배출, 노동 환경, 지역사회 공헌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브랜드의 구성요소로 간주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이 탄소 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간다.

따라서 K브랜드가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소비’와 ‘지속 가능성’을 브랜드 전략에 통합하는 것이 필수다.

 

K브랜드, 진짜 경쟁력은 지속 가능성에 있다

K브랜드, 특히 삼성과 현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의 지위를 일정 부분 확보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넘어 브랜드가 경제적 자산이자 전략의 중심축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결코 고정불변이 아니며,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와 산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K브랜드 전략은 제품의 성능을 넘어 감성, 가치, 지속 가능성까지 포괄하는 확장형 브랜드로 진화해야 하며, 그 성공 여부는 결국 전 산업계가 브랜드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